중요한 파일을 담은 USB가 갑자기 먹통이 됐다면
급하게 프린트를 해야 하거나 중요한 업무 자료를 옮기려고 USB 메모리를 PC에 꽂았는데, 경쾌한 연결음 대신 “USB 장치를 인식할 수 없습니다”라는 불길한 노란색 팝업창이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 컴퓨터(파일 탐색기)를 아무리 새로고침해도 드라이브 아이콘은 보이지 않죠.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가 날아간 것은 아닐까 덜컥 겁부터 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USB가 완전히 박살 나거나 물에 빠진 게 아니라면, 이 오류의 90% 이상은 윈도우 운영체제의 일시적인 전력 차단이나 드라이버 충돌 때문에 발생합니다. 서비스 센터에 가거나 복구 업체를 찾기 전에 집에서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살려내는 방법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 ‘전력 부족’과 ‘포트 불량’ 점검하기
소프트웨어 설정을 건드리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물리적인 연결 상태입니다. 의외로 컴퓨터 본체의 문제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본체 앞면 USB 포트는 피하세요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용 중이라면 본체 앞면에 있는 USB 포트에 메모리를 꽂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앞면 포트는 메인보드에서 케이블을 길게 연장해서 빼놓은 것이라 전력 공급이 매우 불안정합니다. USB가 전원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인식 실패 오류를 띄우는 것이죠. 본체 뒷면에 있는 메인보드 직결 USB 포트(보통 파란색 단자)에 직접 꽂아보세요. 이것만으로도 허무하게 인식이 되는 경우가 절반이 넘습니다.
단자 접촉면의 이물질 확인
주머니나 가방에 굴러다니던 USB라면 단자 안쪽에 먼지가 뭉쳐있을 수 있습니다. 입으로 먼지를 강하게 불어내거나, 면봉으로 단자 안쪽의 금속 부분을 가볍게 닦아낸 뒤 다시 연결해 봅니다.
윈도우 전원 관리 설정 변경 (소프트웨어 해결법 1)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뒷면에 꽂아도 반응이 없다면, 윈도우가 배터리를 아끼겠다고 USB로 가는 전기를 임의로 끊어버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쓸데없는 기능을 강제로 꺼버려야 합니다.
- 키보드의 [Win 키 + R]을 눌러 실행 창을 띄웁니다.
- 입력창에 control을 치고 엔터를 눌러 ‘제어판’을 엽니다.
- 우측 상단 보기 기준을 ‘큰 아이콘’으로 바꾼 뒤, [전원 옵션]으로 들어갑니다.
- 현재 체크되어 있는 요금제(균형 권장 등) 오른쪽에 있는 [설정 변경]을 클릭합니다.
- 이어서 [고급 전원 관리 옵션 설정 변경]을 누릅니다.
- 작은 창이 하나 뜨면 목록 중에서 [USB 설정] >[USB 선택적 절전 모드 설정]을 찾습니다.
- 이 설정이 ‘사용’으로 되어있을 텐데, 클릭해서 ‘사용 안 함’으로 바꾼 뒤 확인을 누릅니다.
- USB를 뺐다가 다시 꽂아봅니다.
꼬여버린 USB 컨트롤러 드라이버 초기화 (소프트웨어 해결법 2)
전원 설정까지 바꿨는데도 여전히 에러창이 뜬다면, 윈도우가 해당 USB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장치’로 잘못 기억해 버린 상태입니다. 이 잘못된 기억을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인식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 바탕화면 하단 윈도우 마크(시작 버튼)를 마우스 우클릭한 뒤, [장치 관리자]를 실행합니다.
- 목록 맨 밑에 있는 [범용 직렬 버스 컨트롤러]를 더블클릭해서 하위 메뉴를 쫙 펼칩니다.
- 항목 중에 노란색 느낌표 모양으로 ‘알 수 없는 USB 장치(장치 설명자 요청 실패)’라고 떠 있는 것이 바로 문제의 그 녀석입니다.
- 해당 항목을 마우스 우클릭하여 [디바이스 제거]를 누릅니다.
- 추가로, 목록에 있는 ‘USB Root Hub’ (또는 USB 루트 허브)라는 항목들도 전부 우클릭해서 제거해 줍니다. (마우스가 잠깐 멈출 수 있는데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 제거가 끝났다면 컴퓨터를 재부팅합니다.
컴퓨터가 다시 켜지면서 윈도우가 스스로 USB 포트들의 드라이버를 아주 깨끗한 상태로 재설치합니다. 이제 문제가 있던 USB를 다시 꽂아보면 십중팔구 정상적으로 드라이브가 잡히게 됩니다.
마무리: 하드웨어 고장 여부 최종 판별법
본체 뒷면에 꽂아보고, 전원 설정을 바꾸고, 장치 관리자에서 드라이버까지 밀어버렸는데도 묵묵부답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는 해당 USB를 ‘다른 사람의 컴퓨터나 노트북’에 꽂아보는 것이 유일하고도 확실한 진단법입니다. 다른 PC에서도 똑같이 “장치를 인식할 수 없습니다”라는 팝업이 뜬다면, 윈도우의 문제가 아니라 USB 메모리 내부의 컨트롤러 칩이나 메모리 셀이 완전히 타버린 물리적 고장(사망)입니다.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가 꼭 살려야만 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면 더 이상 컴퓨터에 연결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전기가 계속 들어가면 손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으므로 데이터 복구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유일한 대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