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던 웹페이지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이유
수십 개의 탭을 띄워놓고 자료를 조사하거나 중요한 웹 기반 업무를 처리하던 중, 화면이 갑자기 회색으로 변하며 “앗, 이런! 이 웹페이지를 표시하는 도중 메모리가 부족해졌습니다(Aw, Snap!)”라는 에러 창이 뜨면 작업 흐름이 완전히 끊기게 됩니다. 답답한 마음에 새로고침(F5)을 연타하거나 크롬을 지우고 다시 설치해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크롬은 삭제 후 재설치를 해도 기존의 캐시와 레지스트리 설정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이 오류는 금세 무한 반복됩니다.
이 현상은 컴퓨터의 인터넷이 끊긴 것이 아니라, 크롬 브라우저 자체가 PC의 램(RAM)을 비정상적으로 갉아먹는 ‘메모리 누수’를 일으켰거나 그래픽 드라이버와 충돌했을 때 발생합니다. 귀찮은 재설치나 포맷 없이, 브라우저 내부 세팅 변경만으로 이 지긋지긋한 메모리 부족 에러를 뿌리 뽑는 3가지 핵심 세팅을 정리합니다.
1단계: 크롬 자체 작업 관리자로 메모리 도둑 찾기
윈도우에 작업 관리자가 있듯이, 크롬 내부에도 어떤 탭과 확장 프로그램이 램(RAM)을 독식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전용 작업 관리자가 숨어있습니다. 이것부터 켜서 원인을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메모리 점유율 확인 및 강제 종료
- 크롬 브라우저를 띄운 상태에서 키보드의 [Shift + Esc] 키를 동시에 누릅니다.
- ‘크롬 작업 관리자’ 창이 팝업되면, 상단의 [메모리 사용량] 탭을 클릭하여 내림차순으로 정렬합니다.
- 현재 띄워진 탭 중에서 유독 수백 MB에서 GB 단위까지 메모리를 비정상적으로 잡아먹는 탭이나 ‘확장 프로그램’을 찾습니다.
- 해당 항목을 마우스로 클릭하고 우측 하단의 [프로세스 종료] 버튼을 눌러 강제로 죽여줍니다.
특히 광고 차단 프로그램(AdBlock 등)이나 VPN 확장 프로그램이 백그라운드에서 오류를 일으켜 메모리를 폭파시키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범인을 찾았다면 크롬 설정의 [확장 프로그램 관리]로 들어가 해당 플러그인을 아예 삭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단계: 하드웨어 가속 끄기 및 메모리 절약 모드 켜기
크롬은 웹페이지를 더 빠르고 부드럽게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GPU) 자원을 끌어다 쓰는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기능이 구형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와 충돌하면 화면이 깨지거나 “앗, 이런!” 오류를 즉시 뿜어냅니다.
하드웨어 가속 비활성화
- 크롬 우측 상단의 점 3개(메뉴)를 누르고 [설정]으로 들어갑니다.
- 좌측 사이드바 메뉴에서 [시스템]을 클릭합니다.
- ‘가능한 경우 하드웨어 가속 사용’ 스위치를 눌러 회색(꺼짐)으로 변경합니다.
- 스위치 옆에 나타나는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 크롬을 재실행합니다.
메모리 절약 모드(Memory Saver) 활성화
크롬 최신 버전에는 안 쓰는 탭의 메모리를 강제로 회수하는 공식 최적화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만 켜두어도 다중 탭 작업 시 뻗어버리는 증상을 80% 이상 막을 수 있습니다.
- [설정] >[성능] 메뉴로 이동하여 ‘메모리 절약’ 스위치를 켜짐(파란색)으로 활성화해 둡니다. 이제 당장 보지 않는 백그라운드 탭은 수면 상태로 들어가 메모리 점유율을 대폭 낮춰줍니다.
3단계: 한국 환경의 고질병, 금융 보안 프로그램 충돌 해결
위의 세팅을 모두 마쳤는데도 특정 사이트(특히 관공서, 은행, 정부24 등)에만 접속하면 여지없이 에러 창이 뜬다면, 이는 컴퓨터의 메모리 부족이 아니라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과의 렌더링 충돌입니다.
AhnLab Safe Transaction, Fasoo, INISAFE 같은 한국 특유의 보안 모듈들이 크롬이 웹페이지의 코드를 읽어 들이는 과정(Renderer 프로세스)을 악성 해킹 시도로 오인하여 강제로 차단해 버리는 현상입니다.
구라제거기로 보안 모듈 일괄 삭제
제어판에 들어가서 수십 개의 보안 프로그램을 일일이 찾아 지우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국내 개발자가 무료로 배포하는 보안 프로그램 삭제 전용 툴인 ‘구라제거기(Hoax Eliminator)’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확실합니다.
- TEUS.me(개발자 공식 배포 사이트)에 접속하여 최신 버전의 구라제거기를 다운로드합니다.
- 압축을 풀고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모두 제거] 버튼을 클릭합니다.
- PC에 쌓여있던 은행, 관공서 액티브X 및 보안 모듈이 한 번에 삭제됩니다.
- 컴퓨터를 재부팅하고 크롬을 켜서 인터넷을 다시 사용해 봅니다.
마무리 진단
크롬의 “앗, 이런!” 에러는 브라우저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는 PC의 한정된 자원(메모리)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해 생기는 병목현상입니다. 무작정 램(RAM) 부품을 추가로 사서 끼우기 전에, 오늘 적용한 [크롬 작업 관리자 확인 – 하드웨어 가속 끄기 – 보안 프로그램 일괄 삭제] 3단계 조치만으로도 충분히 예전의 빠르고 쾌적한 브라우저 상태를 되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